-79 분노의 찬 걸음으로 무작정 걷고 또 걸었다. 하지만 아무리 숨을 몰아쉬어도 떨리는 손은 진정이 되지 않는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만 전부 막막해져버린 느낌이다. 이 모습으로 도움을 청할 수 있던 사람들에게는 전부 배신당했는데 이제 혼자서 뭘 어떻게 알아내지? 블랙캣, 아드리앙은 걸음을 멈추고 두 손으로 고개 숙인 얼굴을 가렸다. 전부 때려치고...
*레이디버그 꽃말 합작에 참가한 작품입니다. *마리네뜨/아드리앙의 캐해석이 과장되었을 수 있습니다. 집집마다 색색의 거베라 꽃들이 놓이기 시작했다. 마리네뜨도 자신의 방 꽃병에 한 송이의 주황빛 거베라를 꽂아두었다. 아드리앙 역시 붉은 거베라를 창가에서 잘 보이는 자리에 두며 혹시라도 지나가던 그녀가 봐줄까 하는 설렘에 잠겼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털며 평...
*시즌 3 이후의 이야기 입니다. ------- 모두가 하교하고 조용해진 학교 안, 남자들끼리 모여 무얼 하는지 소란스럽다. “아냐, 그런 적 없어…!” 킴은 자신의 말에 붉은불이 들어온 기계를 보며 손사례를 쳤다. “뭐야, 거짓말이네~” “기.. 기계가 불량인가보지! 아니면 애초에 이거 가짜 아냐?” “안타깝지만 킴~, 마르코프가 방금 분석한 결과 이 기...
모든 것이 끝났다. 아드리앙은 그렇게 바랬던 두 개의 미라클스톤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그는 그 자리에 서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미 자신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저 먼 과거에 휩쓸려 생각나질 않았다. 그저 망가져버린 모든 시간들이 허망해졌다는 걸 깊이 느끼며.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바라보며. 그런 그의 곁으로 플랙이 날아왔다. 모든 것...
처음 영웅이 되었던 그 시기였다면. 아드리앙은 그렇게까지 망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한평생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고, 또한 그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던 그였다. 하지만 아드리앙은 결국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미라클스톤을 쥐고 그의 뒤를 잇는 순간부터 마치 가능성조차 사라진 듯, 아드리앙의 눈동자에는 더 이상 많은 것이 담기지 못했다. 바다같이 넓...
'플랙. 이 모든 게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제 주인, 아드리앙은 분명 그렇게 말했었다. 겨우 끄집어낸 흐릿한 기억 속 그의 모습은 플랙이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던 '소년'의 모습이라기엔 어린 티를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큰 키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훤칠한 외모를 가진 그였지만 그 표정은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듯 절망에 잠겨 있었다. 눈에 생기...
시간은 또다시 흘렀다. 이 주 정도 지났을까, 그 사이 플랙이 알아낸 게 더 있었다. 사라진 건 영웅들 뿐만이 아니었다. 세상을 어지럽히던 악당들도 전부 사라져 있었다. 하긴 미라클스톤의 원천 힘인 자신이 사람이 되었는데,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가 서 있는 이 현재는 미라클스톤도, 요정들도, 그 악당도 영웅도 전부 사라져 버린 세상이었다. 모든 것...
'플랙.' 울다 지쳐 잠이든 그의 귓가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뜬 동시에 신기루처럼 부서져 사라진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지만 그는, 아니 플랙은 알았다. 분명 제 주인이었다. 천장 없이 뻥 뚫린 밤하늘은 별들이 송송 박혀 아름다웠지만 그 어떤 별도 괴로운 플랙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없었다. 흔적조차 없이 존재 자체가, 그와 관련된 모든 ...
아침 햇살이 눈꺼풀 위로 따스히 내려앉았다. 햇빛에 적절히 데워진 담벼락 위에서 뒹굴거리던 검은 머리카락의 그는 봄바람을 타고 날아온 꽃잎이 콧잔등을 간질여 천천히 눈을 떴다. 눈을 뜬 그는 처음 본 낯선 풍경에 당황한 듯 벌떡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동그래진 그의 동공에 비친 풍경은 흔한 파리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그 평범한 나날이 그에게는 너무 낯설었다...
-78 "아 깜짝이야." 플랙의 눈앞엔 비에 잔뜩 젖어서는 어두운 표정인 블랙캣이 서 있었다. "뭐야? 왜그래 너..?" "........" 블랙캣은 아무 말 없이 땅바닥만 바라보았다. 그러다 머리카락을 타고 빗방울이 사정없이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채로 천천히 플랙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야." "......?" 그는 어딘가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76 “어…..” 마리네뜨는 골목으로 들어서다 마주친 블랙캣을 보고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멈춰섰다. “...안녕. 또 보네. 그럼..” 블랙캣은 힘없이 미소지으며 마리네뜨를 슬쩍 바라보다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 “자.. 잠깐만요!” “....?” 떠나려던 발을 멈추고 가만히 돌아서 자신을 바라보는 그를 보며, 마리네뜨는 다시 말문이 막힌 듯 입만 우...
23. 맞잡은 손 끝의 적3 -72 “공격하기 편하라고 그렇게 모여 있는 건가?” 호크모스는 비웃음을 날리며 두 사람을 향해 나비떼를 날렸다. 나비들은 그때와 같이 매섭게 돌진하거나 스스로 방패가 되어 공격을 튕기는 등, 다양한 능력을 보여줬다. “이거... 전에 나한테 당하고도 무섭지 않나 봐..?!”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나비떼를 피해 옆으로 구른 블랙...
원하는 이야기가 없으면 직접 만들면 돼! 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이야기를 읽는 것도 만드는 것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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